디지털트윈 이야기 24부 –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과 디지털트윈 기술
제한된 합리성은 인간의 인지 능력이 지니는 한계점이다.
제한된 합리성은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Herbert A. Simon이라는 인지과학자(Cognitive Scientist)가 처음으로 얘기했는데, 시스템의 한 부분에서 보면 합리적이지만 더 큰 시스템을 고려하거나 더 넓은 맥락에서 보면 비합리적인 결정이나 조치로 이어지는 논리를 말한다.
어떤 의사결정 상황이든 그 선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대안의 수는 매우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대안들 모두를 일일이 평가 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인간의 인지능력 밖의 일이라는 것 역시 분명하다.
따라서 모든 부분을 빈틈없이 고려해서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그다지 현실적이지 못한 방법이다. 그보다는 자신이 만족하는 순간이나 수준에서 판단을 확정하고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합리성 이외의 것을 더 중요하게 추구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제한된 합리성으로 의사결정할 경우 부작용이 생기고 이해관계자간에 갈등이 심화되어 대립과 분열로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부작용도 작용이다.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원치 않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제한된 합리성이라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물론 가능하다’라는 것이다. 인간은 새로운 기술과 도구를 개발하여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능력을 확장시켜 왔다. 바로 ‘디지털트윈 기술’이다.
현실 세상의 물리적 객체, 프로세스나 시스템과 동일한 디지털 복제본인 ‘디지털트윈’을 만들면 시간, 공간, 비용, 안전 등의 현실적 제약없이 가상 실험을 통해 모든 부분을 빈틈없이 고려해서 최적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컴퓨터의 뛰어난 연산능력과 기억용량을 활용하면 가상 실험이 가능하다.
그런데 가상 실험의 결과를 믿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질수 있다. 이런 까닭에 가상 실험의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트윈 모델의 신뢰성이 반드시 실증과 검증되어야 한다.
실증(Validation)은 현실 대상 시스템이 기준이며, 디지털트윈 모델(동작명세서)과 대상시스템 동작 사이의 일치 정도가 미리 정한 수준 이상의 적합성(Conformance) 혹은 수용성(Acceptability)을 만족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반면, 검증(Verification)은 디지털트윈모델이 기준이며, 구현된 가상 실험 소프트웨어(시뮬레이터) 동작이 모델 명세서와 정확히 일치하는지를 검사하는 과정이다. 실증과 검증을 합쳐서 V&V라 하며, 시험(Test)는 V&V 수행방법 중 한 가지로서 개발시험은 Verification, 운용시험은 Validation 과정으로 볼 수 있다.(김탁곤 저, 시스템 모델링 시뮬레이션 참조)
결론적으로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을 극복하고 시스템 차원의 모두가 만족하는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목적에 맞는 실증 및 검증된 디지털트윈을 잘 만들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트윈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목적에 맞는 지식과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 분야별 전문가, 모델링 전문가, ICT 구현 전문가의 소통과 협업으로 해결해야 한다.
협업과 소통, 디지털트윈의 활용은 제한된 합리성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혜의 시대를 여는 디딤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