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트윈 이야기 19부- 왜, 무엇을 혁신하고자 하는 것인가?
디지털 전환으로 문제 해결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하겠다는 말은 많이 하는데, 해결할 문제가 무엇인지, 혁신적인 서비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은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은 듯 하다.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 기술로 4차 산업혁명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정부와 기업들이 촌각을 다투며 기술개발에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초연결 기술인 IoT, 초지능 기술인 빅데이터 기반의 AI, 초실감 기술인 VR/AR/MR, 거기다 갑자기 핫하게 떠오른 메타버스, 현실시스템의 디지털 복제 기술인 디지털트윈, 가상경제의 대명사가 된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NFT 등 기술을 선도하면 선도국가가 될 수 있을까?
추격자(Fast Follower)는 선진국가가 하고 있는 것을 참조하여 빠르게 따라가면 되었지만, 선도국가(First Mover)로 대전환 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없는 제품이나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개발, 생산, 판매 및 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신시장을 창출하여야 한다. 선도하는 것은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므로 그만큼 위험성을 감수해야 한다.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혁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해야할까? 역사를 잘 알면 혁신할 수 있을까?
“디지털 혁신은 디지털 전환으로 과거와 현재를 경험삼아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고, 디지털트윈은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요술거울이다. “
-김탁곤-
역사를 경험삼아 현재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아는 것은 데이터와 정보처리 기술로 가능하다. 미래는 어떻게 설계해야 하나?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 문제 인식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 다음이 문제 정의와 아이디어를 개념화해야 한다. 개념의 실현 가능여부를 평가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념연구와 설계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요구능력 (ROC: Requirement of Concept)을 도출하고, 운용개념(operation concept)을 개발해야 한다.
운용개념은 서비스 구현과 운용을 위한 시스템 아키텍처(Architecture)와 요구사항(Requirements)으로 구체화 되어야 한다. 요구사항은 기능요구사항, 성능요구사항, 검증요구사항으로 구체화되고, 필요한 기술을 식별하고 가용한 기술과 예산범위내에서 비용대 효과가 높은 방안을 선택하여 정리정돈해야 한다.
현실 세상은 하나의 시스템이자 분야별 계층별로 수 많은 시스템이 결합된 복합시스템(SoS: System of System)이다. 시스템은 자연, 사람들,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 만든 제품들과 프로세스로 구성되며, 이들 객체들(objects)간의 상호작용으로 변화해 나간다. 세상은 지능을 가진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연결되고, 소통과 협업을 통해 문명은 눈부시게 진화해왔다. 가끔 잘못된 판단으로 흑역사를 쓰기도 했지만 말이다.
세상의 복잡도는 점점 높아지고 변화의 속도는 가속화 되고 있다. 새로운 제품이나 시스템이 만들어 지면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과 프로세스가 조화롭게 변해야 또다른 문제가 안생긴다. 그만큼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진다. 컴퓨터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디지털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디지털 전환이 비전지향적 목적을 가지고 전략적 차원이 아닌 단편적 목적과 기술적 접근이 우후준순처럼 이루어지다보니,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정보와 지식은 보편화 되었다.
반면에 각자의 이익에 따라 정보와 지식을 활용하니,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가 생겼을 때는 갈등이 심화되어 대립과 분열로 이어져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심지어 데이터의 편향성,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기도 어려워지니 디지털 전환에 따른 역기능이 심각하다.
혁신은 세상과 사람을 위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소통과 협업, 지혜가 필요한 시대다.
지혜는 정보, 지식, 경험과 이를 기반으로 한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정보와 지식은 쉽게 얻을 수 있지만 경험은 시간, 공간, 비용, 안전 등의 제약으로 하기 어렵거나 해볼 수 없는게 많다. 현실 세상을 디지털로 가상화하면 가능하다. 바로 메타버스다.
메타버스가 단순히 현실세계의 데이터나 형상만을 복제하면 더 혼란스러워 진다. 현실세상의 객체들과 객체간의 상호작용을 똑같이 복제하는 게 관건이다. 현실 객체의 데이터, 형상, 기능과 객체간의 상호작용을 복제하면 그것이 ‘디지털트윈’이다.
디지털트윈을 활용하여 미래 원하는 모습으로 가기 위한 다양한 가상경험을 통해 최적의 판단을 할 수 있다. 최적의 판단을 위해서는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성공은 목적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다. 목적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원하든 원치않든 모든 것들이 연결되고, 연결된 객체들이 지능화되면서 복잡도 증가와 변화는 가속화 되고 있다. 소통과 협업이 되지 않는다면 끔직한 세상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정보와 지식을 넘어 지혜가 필요하다. ‘시스템공학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다. 시스템공학은 인문학과 공학의 인터페이스다. 인문학과 공학간, 공학 분야별 소통과 협업이 안된다면 문제가 또다른 문제를 양산할 것이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선도국가로 대전환시켜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첫째, 가치와 철학의 공유다.
둘째, 시스템공학적 접근이다.
셋째, 과거,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를 볼 수 있는 디지털트윈 구축이다.
역사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경험삼아 통찰력을 키우고, 시스템공학적 접근과 미래를 미리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혁신할 수 있다.